[제주도] 장승포식당-우도(스쿠터)-카페 블랑로쉐-스쿠터 사고처리
2020.10.23
전날 술을 실컷 먹고 해장이 필요했다 :) 해장엔 라면이 명제지만 제주도에 왔으니 갈치조림으로 해장하기로 했다. 우도로 가는 성산포항 근처 맛집으로 유명한 맛나식당을 향했다. 그러나 맛집은 맛집인지 대기줄이 길었다. 해장이 절실하고 빠르게 우도를 다녀와야했기에 근처 식당을 탐색했다.
그러다 발견한 장승포식당! 예전에 중학교 친구들과 갔다가 감탄의 감탄을 하며 밥 두 공기를 뚝딱했던 갈치조림 식당이다. 이 식당이 성산포항 근처인걸 발견하고 알았다. 반가움과 동시에 여기 정말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더니 마음 넓은 웰리는 기꺼이 이 식당을 선택해주었다.
3인 세트와 4인세트를 시켰다. 구성은 갈치조림or고등어조림+갈치회+해물탕+한치물회+고등어구이. 양의 차이가 있을 뿐 같은 구성이었다. 그런데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일까.. 갈치조림이 맛있었지만 그때의 그 맛은 아니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지만 기억 속 맛이 재연되지 않은 느낌이라 아쉬웠다. 그래도 다음에 또 올 예정이다. 해물탕과 한치물회는 여전히 맛있었기에! 다만 세트대신 개별 메뉴로 주문할거다 ㅎㅎ
장승포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 32
월~일 오전 8:30~21:00
3인세트 \60,000
4인세트 \80,000
해장을 완벽히 끝내고 성산포항으로 갔다. 배를 따로 예약하진 않았기에 급히 이동을 했는데 마침 10분 뒤?에 출발하는 배가 있었다. 가자마자 한명은 줄을 서고 두명은 신청서를 작성하고 두명은 각각의 전화번호를 읊고 한명은 신분증을 모았다. 미리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일사천리로 역할을 배분하여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너무 웃겼다 ㅎㅎ 눈치빠른 행동 덕에 대기 시간 없이 배를 탈 수 있었다.
배를 탔는데 바람이 너무 강해 배가 심히 흔들렸다. 왜 강풍이 불면 우도를 갈 수 없는지를 몸소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배멀미가 없는 나인데 파도의 울렁거림에 지쳐 금방 속이 안좋아졌다. (술 때문 아님 ㅠ)
우도 가는 방법
성산포항 출발, 성인 왕복 10,500
우도 시간표 udoboat.smart9.net/m/pages.php?p=3_1_1_1
우도 주차장 8,000원
우도에 내리면 사방에서 스쿠터 대여 가능하다며 영업하시는 분들이 고래고래 소리친다. 동대문이 따로 없다. 쫄보인 언니와 난 조용한 구석탱이 가게로 가서 대여를 했다. 면허가 있는 나와 언니, 민씨는 스쿠터를 빌렸다. 아줌마가 계속 여성분들 운전 잘할 수 있겠냐며 걱정하셨는데 괜히 여자라서 실력을 무시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그래도 안전운전해서 나쁠건 없으니까 안전에 유의하겠다고 반복해 말씀드렸다.
우도 스쿠터
50cc 스쿠터 25,000
싸이드카 30,000
작년 태국 빠이에서 탄 이후로 처음 타는 스쿠터! 자전거 처럼 몸이 기억하고 있어 달리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바람이 너무 세서 달리는데 휘청거리는게 좀 불안했다. 안전운전을 위해 적정의 속도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나 속도를 내지 않으면 바람에 휘청거리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말 우도의 바람은 어마어마했고 대자연은 결국 뒤에 사고를 내게 된다. (to be continue....)
바람을 가르며 도착한 카페 블랑로쉐! 석씨의 추천으로 간 곳으로 땅콩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카페이다. 카페 뒤로 펼처진 바다가 햇빛에 청량한 색을 뽐내고 있었다. 탁상으로 이뤄진 야외 테이블은 핫플레이스였으나 운좋은 울씨 덕에 금방 자리잡을 수 있었다. 바람은 여전히 강했으나 배경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흩날리는 머리칼 붙들며, 거센 바람을 버티며 뽑을 수 있는 사진을 전부 뽑고 카페인을 섭취했다. 커피의 맛은 모르겠으나 땅콩아이스크림, 당근케잌은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카페 블랑로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712-1
영업시간 월~일 11:00~16:00
카페에서 나와 비양도로 향했다. 비양도로 가는 다리를 건너는데 오후가 될수록 강해지는 바람에 스쿠터가 밀리기 시작했다. 바퀴째로 밀리는 스쿠터에 겁을 먹어 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다리 건너는 것을 포기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했으나 싸이드카나 다른 스쿠터는 잘 달리기에 홀로 간신히 건너갔다. 그러나 정말 건너지말았어야 했다 ㅠㅠ.. 바다 근처에 세워두고 잠깐 구경을 한 뒤, 다시 주차한 곳으로 향했는데 스쿠터가 바람에 쓰러졌다. 그것도 눈 앞에서..! 소리치며 스쿠터를 다시 일으켰지만 오른쪽 백미러가 와장창 깨져있었다.
스쿠터를 반납하러 돌아가는 길엔 주변의 멋있는 풍경도 감명깊지 않았다. 빨리 가서 반납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얼마나 나올까, 혹 덤탱이를 쓰진 않을까 걱정만 가득했다. 수리비는 3만원이 청구됐다. 허튼 돈이 나간 것 같아 속상한 마음뿐이었다. 이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는지 언니오빠들이 괜찮다며 너 잘못이 절대 아니라며 위로해줬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이기에 경비처리 할거라며 사비 내겠다던 날 말렸다. 감정에 동화되지 않고 감싸주던 언니오빠들이 있어 스스로도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또 선배님들의 어른스러운 행동에 안정을 찾고 배움을 얻는다.
바람에 몸과 정신이 지친채로 숙소에 들어왔다. 해가 지기도 전이었지만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후딱 씻고 저녁먹을 채비를 했다. 체력이 방전된 상태여서 그런지 손니표 해장라면은 유독 맛있었고 언니표 흰쌀밥은 더욱 맛있었으며, 엠티로 갈고 닦은 민씨와 석씨의 바베큐 실력은 빛을 발했다. 그렇게 배를 따뜻하게 채우고 맥주를 껴안은 채 잠들었다.